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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삼릉골 선각線刻여래입상 삼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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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影池 - 김대식 2026년 09월 535호
삼릉계곡 선각육존불.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1호 “삼릉계곡 선각육존불.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1호.
이 2구의 마애삼존상이 만들어진 시대나 조각자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체로 통일신라시대로 추정된다.
자연 암벽의 단애에 조각된 2구의 마애삼존상으로 그 조각 수법이 우수하여
우리 나라 선각마애불 중에서는 으뜸가는 작품이다.”

나그네는 안내 표지판의 글을 읽고 나서 돌아섭니다. 눈앞에 2단 바위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가까이 왼쪽의 바위벽에는, 서 있는 본존 좌우에 앉은 자세로 꽃인가를 공양하는 두 보살이 협시하고 있고,
오른쪽으로 조금 물러나 있는 바위벽에는, 앉아 있는 본존 좌우에 두 보살이 서서 협시하고 있습니다.
좌상 삼존은 표면이 많이 손상되어 선각이 분명치 못한 곳이 제법 되지만 입상 삼존의 선각들은 온전한 편입니다.

사진집 『경주 남산-신라정토의 불상』의 사진가 강운구 님은 이 선각여래상들로 사진집을 끝내면서
사진 여덟 매로, 열 페이지나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는 말하기를, 필치로 보건대 어느 천재 화가가 일필휘지一筆揮之로 그렸을 것이며
그것을 석수石手가 그대로 쪼아냈을 거라고 합니다.

나그네는 왼쪽, 입상 삼존 앞으로 다가갑니다.
다듬지도 않은, 우둘투둘한 바위 면에 전혀 구애받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화가의 솜씨가 보통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 물 흐르듯, 부드럽고 우아한 선들이 있습니다.
미소 띈 부처님 상호의 간결한 터치하며, 다양한 생김새를 보여주는 보살들의 얼굴 윤곽선에,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옷주름 선과, 두 보살이 받들고 있는 공양물들의 또렷한 선들 말입니다.
나그네에게는 이 선각상들이 조각이라기보다 그림으로 보입니다.

이 한 폭, 우아한 아름다움 앞에서 나그네는, 천년 세월을 견뎌낸, 이름 모를 천재의 솜씨를, 감탄하고 또 감탄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