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오면 들르게 되는 곳이 불국사이다. 아니, 불국사에 오기 위해 경주를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해야 할까? 김대성이 김문량 집안에 환생하여 현생의 부모님을 위해 세웠다는 불국사와 모량리의 옛 어머니를 위하여 지었다는 석굴암.
석굴암을 향해 잘 닦인 산길을 따라 꾸불꾸불 오른다.
봄기운이 꽃들을 꼬여내었나 보다. 개나리가 길 양옆으로 가득하고 목련은 새처럼 나무 위에 앉아 있다.
잘 다듬은 자연석을 쌓아 돔을 만든 후 흙을 덮어 만든 석굴사원은 본존불이 있는 원형의 주실과 네모난 형태의 전실로 나뉜다.
짧은 밤을 보내고 만난 본존불. 바람 없는 이곳의 정적은 예불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부처님 앞에 계신 스님과 그 뒤의 나. 부처님 앞에 설 때마다 드는 이 기운. 이것을 또 무어라 해야 하나……?
차가 없는 산길을 걸어 일주문에 도착하니 해가 뜨고 있었다.
동해의 대왕암 위로 솟아오르는 해는 감은사터를 지나 이곳까지 와서 본존불을 대하고는 토함산을 넘는다.
산을 넘으면 너른 벌판의 황룡사터와 옛 불국토를 마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