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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방사 杜芳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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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影池 - 이겸 2026년 09월 535호
‘두방사杜芳寺’로 향하는 길. 늦은 추수를 기다리는
누런 논의 빛깔을 지나니, 감나무의 풍요로움이 붉은
전구 알처럼 매달려 있다. ‘월아산月牙山’의 가을 풍
경과 산간 마을의 소박함이 어우러진다. 두방사로 오
르는 길은 콘크리트 포장의 오래 된 일차선 도로. 길
옆 과수들을 둘러보는 이들은 모두 허리 굽은 노인들
뿐이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끊긴 산간 마을을 지나는
마음이곤궁하다.
월아산은 진주시 금산면과 문산읍 진성면에 걸쳐
있는 해발 482미터의 낮은 산으로 남과 북엔 두 봉우
리가 있다. 북쪽 봉우리를‘달임산’, 남쪽 봉우리를
‘장군대’라고 부른다. 하여‘장군대산’또는‘달음산’
이라고도 부른다. 이 두 봉우리 사이로 떠오르는 보
름달이 인근의‘금호지’에 비치는 모습은 진주12경
중 하나로 꼽히어, ‘아산토월牙山吐月’이라 불린다고
한다.
월아산엔 대표적인 두 사찰이 있는데, 두방사와 청
곡사이다. 두방사에는 대웅전, 명부전, 삼성각이 있는
데, 모두 최근에 지어진 것들이라 한다. 두방사의 명
칭은 원래‘두방암’으로 신라 헌강왕4년(812)에 도선
국사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그 이전 까진 매년 풍년을
기원하는 작은 건물이 존재하고 있었다고 한다. 임진
왜란 후인 선조 36년(1630)에 계행 대사가 발원하여
중건重建되었다. 1980년에는 기존에 있던 대웅전을
철거하고, 현재의 무량수전을 중건하였다. 법당의 삼
존불은 청동으로 조성되었다. 1985년에 삼성각이 세
워졌고, 1992년에는 범종각의‘무량광명종’이 타종식
을가진바있다.
두방사에 들어서면 처음으로 눈에 드는 것이 바로
‘향나무’이다. 무량수전 앞마당 왼쪽편에 있는 것으
로수령이약500년정도되었다고한다. 나무의폼새
가 좋아 절집 분위기를 한결 상승시키고 있다. 두방사
의 불교문화재로는‘두방사 다층석탑 杜芳寺多層石
塔’이 있다. 이 탑은 1982년 8월 2일 경남유형문화재
제200호로 지정되었는데, 연화무늬 조각이나 옥개석
의 조성양식으로 보아 고려 때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
고 있다. 본래 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는 이웃한 법륜
사에 건립되어 있었으나, 임진왜란으로 절이 폐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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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자 그 터에 남아 있던 이 석탑을 일제
강점기 때 현재의 위치로 옮겨왔다고 한
다. 높이 3미터의 점판암粘板巖석탑을
보고 있자니, 한 해 전에 다녀왔던 티베
트 지역‘무스탕Mustang’이 생각난다.
그곳엔 탑과 사원 주위에 돌에 새긴 경
전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는데,‘ 청석돌’
이라고도 불리는 점판암들이었다. 푸른
빛을 띠는 판석들의 모습은 마치 두꺼운
책을 연상시켰었다. 기단갑석基壇甲石
상면에는 연화무늬를 새겼으며 탑신塔
身과 옥개석屋蓋石은 각기 별석으로 조
성하였다. 점판암재 석탑은 석질의 특수
성으로 인하여 탑신은 상자와 같이 되
고, 옥개석은1장으로되어얇고작은석
재로 차곡차곡 쌓은 것 같은 소형 탑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러한 제약에서 이
루어진 청석탑은 다른 탑에 비해 외관상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해인사 원당암
願堂庵의 다층석탑 또한 이와 비슷하다.
현재 탑의 일부는 시멘트로 보수된 상태
이다. 하지만 비교적 보존 상태가 양호
한편이다.
절집들을 둘러보다 보면 의외로 기록
이 잘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우린 스스로의 역사를 잘 기록하고 남기
는 것에 인색한 경향이 있다. 오래 된 건
물과 여타의 문화재들은 소중히 여기지
만, 최근에 지은 것들에 대한 관심은 그
렇지 못하다. 하지만 현재 뛰어난 것으
로 평가 받고 있는 모든 것들도‘오늘’
이 시작점이었으니, 절집에서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크고 작은 역사는 언제
나‘오늘’에서시작된다.